거인의 어깨 위에서 투자하라

 저자 : 양진석
 출판사 : 21세기북스

렛츠리뷰에 이 책이 나왔을 때 흥미가 생겼다.
신문기사였던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이제 저축의 시대는 가고 투자의 시대가 왔다고.
추세를 반영하듯 요즘 어디로 고개를 돌리건 투자, 펀드, 주식 이야기로 들끓고 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에 나란히 이름을 올려두고 있는 분야는 투자 혹은 자기계발 관련 서적이다.

그런데, 막상 투자를 하려고 하면 정보가 너무나도 넘쳐 나기 때문에 어디부터 손대야 할지 난감하다.
은행 상담 창구에 가면 요즘 뭘 많이 하셔요 라면서 펀드 권유를 하지만, 올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리츠와 일본 펀드가 박살난 걸 보면 두렵고... 증권사에 상담하긴 영 내키지가 않으며, 펀드 분석 사이트를 가보면 뭐가 뭔지 이상한 단어들과 표가 난무한다.
그렇다고, 직투를 하자니 무섭고 개미는 언제나 '봉'이라는 이야기는 진실인양 떠돌고 있다.

이 책에 마음이 끌린 것은 부제 때문이었다. 주식 대가 10인의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드는 투자법.
주식 대가가 누군가 하면, 서점에서 경제분야 베스트셀러 코너만 한번 가보면 알 만한 사람들이다. 
누구는 이런 이런 주장을 했다 면서 12챕터 정도 나눴으리라 생각했는데-10명당 한 챕터에 서문과 결론 한 개씩-, 저자의 관점에 따라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모아 큰 줄기를 만들어 나갔다.

꽤 매력적인 제목은 뉴튼의 일화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너무나 겸손하게도 “나는 거인들의 어깨위에 올라서서 남들보다 조금 더 멀리 보았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앞서갔던 선진들의 지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 조금 더 발돋음을 하면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실천하기 쉬운 말이 아닌 것이야 자명한 사실이고)

'달빛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처럼-가끔은 새로운 게 나오기도 하지만, 극소수다- 완전히 새로운 분야가 아니라면 나보다 먼저 그 길을 지나간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투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투기건 투자건 주식이건 펀드건 선물이건 옵션이건 대부분의 내가 알고 있는 분야는 내 이전에 거쳐간 사람이 있다. 투자 시장에서 돌아다니는 불문율이라든가 분석법은 나 이전 사람들이 만든 것이기도 하고.
문제는 이것들이 과연 내/ 것/이냐 인데, 사실 아니다에 한없이 가까운 답안을 지닌다.
나도 몇가지 펀드에 돈을 밀어넣고 있으며, 몇몇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내가 그 펀드나 회사에 대해 뭘 얼마나 알고 투자했을까?
과연 이성적인 판단으로 어떠한 기준을 지니고 그 상품을 선택했던가, 책을 읽고 나서 돌이켜 보니 100점 만점에 30점이나 되면 다행이다 싶은 성적표가 나왔다.

이 책이 절대적인 지표가 된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쪽집게 박사처럼 이런저런 항목과 요점을 찝어주는 목적으로 씌여진 책이 아니라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하나의 지침서로 씌여진 책이니까. 단시간 내에 투자에 대해 달인이 되길 원한다면, 이 책은 건너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들이 이유는 모르는 채 막연히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말들의 허점을 집어내며,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 이미 CF에서 까지도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마라'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더불어 '분산투자'. 투자자들에게 거의 상식처럼 통하는 단어들이다.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아 여러 종목에 투자해서 손해를 메꾸는 방식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아마 다들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것의 허점을 짚어냈다-버핏의 주장이기도 하다-.
잘 알고 열심히 분석하는 곳에 투자를 하는게 정답이지, 모르는 여러곳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고.
..... 찔끔했다. 이 말에 찔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노력에 경의를 표하겠다. 진심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우리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투자의 개념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의 저반에 흐르는 개념은 열심히 공부하고 분석해야 돈이 따라온다, 이다. 안그러면 어쩌다 눈 먼 돈이 내 손안에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손해를 보게 된다, 이기도 하고.
여기서도 공부해야 한다니 죽을 맛이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결실도 없으니 만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다.
(눈물이 먼저 앞을 가리지만 서도)

다만 이 책이 아쉬운 것은 뒤로 갈수록 뭔가 살짝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서다. 간혹 억지스러운 문맥도 조금 엿보였고.
앞쪽은 정말이지 폐부를 찌르는 말들이 잔뜩 있었는데....

다시 한번 정독해야 할 것 같다. 밑줄 잔뜩 긋고 포스트잇 붙여가면서.
버핏이 자신 스승의 책을 12번 이상 안읽고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던데, 이 책은 몇번쯤 읽었을 때 완전히 내 것으로 정학될 런지. 궁금하다.
렛츠리뷰

by 연이 | 2008/02/07 20:05 | 서적훑기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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