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의 극치



노인의 전쟁(Old Man's War) 서적훑기

저 자 : 존 스칼지
역 자 : 이수현
출판사 : 샘터

읽은지 좀 된 책인데, 마음에 드는 문구를 떠놓은게 있어서 기록해두려는 심산에서 포스팅.
독특한 SF 소설이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잘 버무져려 있다.

보통의 우주진출물(또는 SF물)에서 우주로 나가는 것은 경험많은 소수의 상급자와
소모품이 될 가능성이 높은 다수의 젊은이들이다.
일단 역경을 겪게 되면, 소수의 전문가가 지식을 십분 활용하여 살아남던가
운빨 좋고 잠재능력이 뛰어난 초짜 한둘이 살아남는 것이 우주 개척시대물의 특징이지 않을까 싶다.

이 노인의 전쟁은 좀 발상이 특이하다.
제목 자체에 스포일러가 다분한데...
황혼의 시기(그것도 정말 해가 막 지려는 순간에 가까운 시기)에 도달한 노인들이
자신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젊어진 자신의 몸(약간의 변형이 들어가서, 전체적으로 녹색을 띈다)으로 
정신을 옮겨 우주 팽창에 군인으로써 참가하게 되는 이야기다.
수십년간의 의무 복무기간이 끝나게 되면, 우주 개척민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설정.

세세한 설정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지만, 일단 설정 자체는 몹시 독특하다.
젊고 건강한 몸으로 정신을 옮겨다니는 설정이야 많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모집... 하는 설정은 처음 봤다.
클론체를 대량생산하는 것도 아니고....

책의 내용은 이 우주 군인으로 자원한 '존'이 참전하기 위해 최종서명을 하러 가는 날부터 시작하여,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참전 전에 죽어버린 부인 '캐시'와 만나고 
전세를 뒤집을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성공함으로써 영웅(??)이 되는데 까지다.

3부작이라고 하던데 뒤에 재회한 '캐시'와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되게 여운을 많이 남기면서 끝맺음을 했으니까.

지루함 없이 술술 읽히고, 장면장면이 연상될만큼 시각적인 묘사도 좋다.
꽤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

초반에 왜 굳이 노인들로 우주 병산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꽤 마음에 든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자네들이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네들이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 만큼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CDF가 노인들을 병사로 삼는 이유 중 하나다---자네들 모두가 은퇴했으며 경제적인 방해물이라서 데려오는 게 아니다. 또한 자네들이 자기 목숨을 넘어서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 만큼 오래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네들 대부분은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과 손자들을 키워 보았을 것이고, 자신의 이기적인 목표를 넘어서는 일을 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있다. 스스로 개척민이 되어 본 적이 없다고는 해도 자네들은 개척행성이 인류에게 좋다는 사실과 개척민을 위한 싸움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이런 개념을 열아홉 살짜리의 뇌에 박아 넣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네들은 경험으로 안다. 이 우주에서는 경험에 의미가 있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Dawn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4) 영화보기

감 독 : 맷 리브스 / 130분
출 연 : 앤디 서키스, 게리 올드만, 제이슨 클락, 주디 그리어, 케리 러셀
관람일 : 2014.07.20

그럴 듯한 근미래 이야기.
이대로 진행되면, 찰튼 해스턴이 나왔던 그 혹성탈출이 이어지겠지.

유인원들의 심정도 이해가 가고, 인간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이미 엇갈린 선상에 놓여버리면 아무리 돌이키고 싶어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삶이다.
그 상황을 이해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이야기니까.

양쪽 다 자신이 지닌 기반을 바탕으로 최대한 공존하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기반 자체가-그 상황에 오기까지의 이해관계가- 달랐으니 평화로운 공존은 물건너 간 것이다.
어느 쪽이 나쁘다고 할 수도 없고....
그들은 앞으로도 그들 나름의 최선을 다해가며 살 수 밖에 없겠지.

이브 생 로랑 (Yves Saint Laurent, 2014) 영화보기

감 독 : 자릴 라스페르
출 연 : 피에르 니네이, 샬롯 르 본, 기욤 갈리엔, 니콜라이 킨스키
관람일 : 2014.06.28

실존인물이었던 이브 생 로랑의 인생을 쓰윽 훑고 지나간 영화다.
깊이는 별로 느껴지진 않지만, 전체적인 화면이라든가 소품들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가장 흥미진진했던 것은 이브 생 로랑과 그의 파트너였던 피에르 베르제의 이야기.
둘 다 딴 애인도 있고,숱하게 바람도 피우기는 했지만 결국 끝까지 파트너쉽을 유지하며 공존했다.

영화속의 삶으로 보면, 피에르는 너무나도 예술을 보는 눈이 뛰어난 것은 아니었을지.
어째 제대로(?) 사귀는 애인이 전부 예술가였는지.
창조해내는 예술을 보고 감탄하며 홀딱 빠질 수는 있지만, 자신에게는 없는 재능이라 현실적인 서포트만 열심히 해댄 사람.

생각보다 이브 생 로랑의 작품들은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피에르 니네이라는 말간 느낌의 배우를 하나 건져올렸다.

그레이트 뷰티 (The Great Beauty, 2013) 영화보기

감 독 : 파올로 소렌티노
출 연 : 토니 세르빌로(젭 감바르델라), 사브리나 페릴리(라모나)
관람일 : 2014.06.21

꽤 흥미로운 영화였다.
첫 장면이 나름 의미심장하달까. 마지막 장면도 뭔가 오묘한 듯.

그 옛애인은 정말이지 조각상같이 아름다웠다.
그의 기억속에서 더욱 미화되어 그랬는지 몰라도.

뭔가 굉장히 함축적인 영화인 듯 하면서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작품.


부산 여행 (1-day) 여행이다~ 여행♡


부산 사람이신 아빠는 꽤 오랫동안 부산을 방문하지 않았다.
업무차 몇번 가신 적은 있으셨던 거 같지만, 살던 동네라든지 다녔던 학교를 방문한 적은 수십년동안 없으셨던 것 같다.
2년쯤 전에 경주-부산을 친구들과 놀러갔다 와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런데, 여름-겨울 빼고, 연휴 빼고 어쩌고 저쩌고 하다 보니 간신히 올 가을에 부산을 방문하게 되었다.
원래는 같이 갈 생각이 없었는데....
나도 가? 라고 엄마한테 여쭤봤다가 빼박캔트로 따라가게 되었다 --;;;

한달쯤 전에 KTX 예매하고 부산 숙소 예약하고
 (치사하게 경로우대는 평일만 가능하더라 --;;; 주말에도 좀 해주지)
일단 중요한 건 끝냈으니 천천히 여행계획을... 이라고 생각하던 차에
갑자기 회사일이 바빠져서 전날까지 부산에 대한 건 하나도 조사하지 못하고 걍 내려가게 되었다.
물론, 전날에도 담날 휴가라는 생각에 신나게 놀다가 11시가 다 되어 집에 들어갔으니..... 짐도 대충대충 막 꾸렸고.

KTX 안에서 신나게 자고 일어나 1시간 동안 부산역 근처의 맛집을 뒤져서 초량불백이나 돼지국밥을 점심으로 먹기로 멋대로 결정!
3정거장만 서서 그런지 3시간도 걸리지 않아 도착한 부산역. (인증짤을 깜빡 했다)
거기서부터 초량불백까지 캐리어를 달달달 끌고 걸어가기로 했다.
 (절약정신이 투철한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하면 택시는 국물도 없다, 걷거나 버스거나 지하철이다.
  택시타자고 했다가 걸어서 20분.. 쯤이랄까? 라고 조잘댄 내 주둥이를 원망해야지... ㅜㅜ)

딱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일단 대기줄이 좀 있었다. 아버님은 줄서서 기다려 먹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으셔서 좀 짜증이 나신 듯 --;;;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부모님이랑 내 입맛은 차이가 있었다.
일단 초량불백에서 먹은 불백. 달달하고 생각보단 덜 짜다.
신나게 먹고 초량역으로 다시 내려와 해운대역으로.
잡아둔 숙소는 해운대 씨클라우드 호텔이라 이동시간이 거의 1시간 --;;;;
첫째날이라 동선이 어마무지하게 벌어지더라(2째날 동선도 만만찮지만).
부모님과 여행이라고 코멘트를 달아두고, 적당한 비수기라 그런지(10월초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라 미어터진다) 오션뷰로 업글해줬다!! 엄마가 굉장히 좋아하셨다. 깨어나면 바로 보이는 바다!!
이것이 우리 숙소에서 보인 풍경이다. 아침에 늦잠도 못자게 햇살 작열. 날씨도 3일 내내 쾌청했다.
짐을 풀고 나니 아빠가 추억여행 gogo!를 외치셔서 원래는 둘째날 하려고 했던 추억의 그 동네 돌아보기에 돌입했다.
죽도록 걸어다녔다 --;;;;;

동대신 역에서 내려서 부민 초등학교를 구경했다. 아빠가 다니셨다는 초등학교. 미군도 접수해서 묵었기도 하고 근처에 이대가 피난해서 천막(?) 학교도 세웠다고 한다.

초록색 지붕의 건물이 당시에 있던 건물이라고 하시더라. 의외로 부산시 안에 있는 학교인데도 작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거기서 조금 더 걸어가 현재 세무서 있는 길 반대편에 있는 옛날 살던 곳.
나도 아주 어릴 때 찾아간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그냥 건물을 허문 공터(잡동사니 쌓여둔 곳)이 되어 있었다.

저 헤어살롱 옆의 담으로 막힌 공터가 사시던 곳이라고 한다. 어릴 때 기억으론 굉장히 크게 느껴졌는데, 지금 가보니 또 그리 큰 것 같진 않았다.
거기서 보수동 헌책방 가게길로 쭉 따라내려왔다. 헌책방에 빠지면 답도 없는 내 옆구리에는 엄마가 단단히 붙어서 끌고 가셨다.
우와~ 저거 무슨 책! 이라기만 하면 팔은 잡아당기셔서 한권도 못샀다 ㅜㅜㅜ 아쉬워라.

요즘은 헌책방 거리를 빠져나오면 서있는 조형물. 건너편은 요즘 부평 깡통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전에 왔을 때 거기서 오뎅을 사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라. 이번엔 그냥 패스.

깡통시장을 쭉 따라 내려와 국제시장을 거쳐 BIFF 거리에서 와서 씨앗호떡을 사드렸다.
이런 걸 왜 먹냐고 하셨지만 꿋꿋하게 줄을 서서 상납! 맛있다고 하시더라~♡
이런 간식거리는 중간중간 사먹어줘야 하는 법임 ^^

잠깐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용두산 공원을 향해 gogo~
거기서 부산 타워를 올라갔다 오셨는데 만족해 하셨다. 난 저번 여행에서 가봤다고 기다리라고 하고 두분이서만 데이트 ^^;;
영도대교도 보시고 부산 한바퀴를 위에서 구경하셨는지 밝은 표정으로 내려오셨다.

이제 저녁 먹으러 어딜 갈까~ 하다가..
역시 부산에 왔으면 회를!!!
자갈치 시장을 향해 출발했다. 회 먹는 방식을 노량진과 비슷한 것 같았는데, 마덜님이 그러면 그냥 횟집에서 먹는 거나 비슷비슷하다고 해서 자갈치 시장 옆에 있는 횟집에서 그냥 시켜 먹었다.
전어회까지 포함된 회가 나와서 맛나게 잘 먹었다. 역시 매운탕은 다 먹을 무렵이 되야 제맛이....


또 다시 해운대 숙소로 와서 잠시 밤바다를 구경했다.
바다는 역시 좋다. 먼가 가슴에 있는 잡념을 싹 쓸어가는 느낌을 준다.

이미 늦은 시간이었기에(이동 거리가 너무 시간을 잡아 먹으니) 씻고 나니 벌써 잠자리에 들 시간.
사무실에 앉아만 있던 허약 체질의 발바닥에선 이미 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러다, 다음날 몸살 날까봐 무서워서 아스피린 한알 삼키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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